여호와 는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실때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나셨다?(창세기 18장 1절 2절)

여호와 하나님의 현현: 창세기 18장의 인간적 형상

여호와 와 두 천사, 아브라함, 사라

창세기 18장 1절과 2절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신 장면을 묘사하며, 이 과정에서 하나님이 인간의 형상으로 현현하셨다는 점을 시사하여 깊은 신학적 논의를 불러일으킵니다. 해당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여호와께서 마므레 상수리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시니라 그가 날이 뜨거울 때에 장막 문에 앉아 있다가
> 눈을 들어보니 어떤 사람 셋이 자기 맞은편에 서 있는지라 그가 그들을 보자 곧 장막 문에서 달려나가 영접하며 몸을 땅에 굽혀

이 구절을 살펴보면, 여호와 하나님은 분명히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지만, 아브라함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어떤 사람 셋"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들을 단순한 나그네로 인식하고 극진히 영접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대화와 사건의 전개를 통해 이들 중 한 분이 바로 여호와 하나님이시며, 나머지 두 사람은 천사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눈에 보이는 "사람"의 형상으로 자신을 드러내셨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구약 성경에서 종종 나타나는 하나님의 현현 방식 중 하나이며, 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마므레 상수리나무

■ 하나님의 현현 방식:

성경에서 하나님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나타내셨습니다. 때로는 꿈이나 환상을 통해, 때로는 천사를 통해, 때로는 자연 현상(불, 바람, 구름 등)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하시기도 했습니다. 창세기 18장의 경우는 하나님께서 직접 인간의 형상을 빌려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신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신학적인 용어로 **신현(神顯, Theophany)**이라고 부릅니다.

■ 인간적 형상의 의미:

하나님께서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나신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1. 인간과의 소통: 인간은 추상적인 개념이나 영적인 존재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이해 수준에 맞춰 친숙한 형태, 즉 인간의 형상으로 자신을 드러내심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소통하고자 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시고,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심으로써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더욱 친밀하게 느끼고 그분의 말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2. 언약의 확인과 약속의 강조: 창세기 17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할례 언약을 맺으셨고, 그의 후손을 통해 큰 민족을 이루시겠다는 약속을 주셨습니다. 창세기 18장의 현현은 이러한 언약을 재확인하시고, 특히 사라를 통해 아들을 주시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전달하시기 위한 목적을 가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아브라함과 직접 대화하시고 약속을 전달하심으로써 그 약속의 확실성과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3. 인간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명령을 전달하거나 심판을 내리시는 초월적인 존재로서만 머무르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원하셨습니다.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나 아브라함의 환대를 받으시고 함께 음식을 나누시는 장면은 하나님께서 인간과의 교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들과 교제하기를 원하셨던 본래의 목적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예표: 일부 신학자들은 창세기 18장의 하나님의 현현을 미래에 있을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의 예표로 보기도 합니다.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인간과 함께 거하시고 그들을 구원하실 것이라는 복음의 메시지를 미리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비록 창세기 18장의 현현은 일시적인 나타나심이었지만, 하나님의 본질적인 속성, 즉 인간과 함께하시고 그들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사랑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성육신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여호와와 천사들을 극진히 대접한다

■ 신학적 논의:

창세기 18장의 하나님의 현현은 하나님의 본성과 현현 방식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논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 하나님의 불가시성: 전통적으로 하나님은 영적인 존재로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분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창세기 18장에서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나실 수 있었는가 하는 질문이 제기됩니다. 이에 대해 신학자들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자신을 드러내셨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주권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 삼위일체와의 연관성: 창세기 18장에 나타난 세 사람 중 한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시고, 나머지 두 분이 천사라는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일부 초기 교부들은 이 세 사람을 삼위일체 하나님의 나타나심으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현대 신학에서는 이러한 해석이 폭넓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다인격성과 현현 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 창세기 18장의 하나님의 현현은 구약 시대에도 하나님께서 인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시고 관계를 맺으셨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신약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인간과 더욱 친밀하게 함께하시는 임마누엘의 약속과 연결됩니다. 구약의 현현 사건들은 신약의 성육신 사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1년뒤 사라가 아들을 낳을것이라고 여호와께서 약속하신다. 사라는 웃는다.

● 결론

창세기 18장 1절과 2절에 기록된 여호와 하나님의 아브라함에 대한 현현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형상을 빌려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심으로써 그와 소통하시고 언약을 확인하시며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보여주는 동시에, 미래에 있을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을 예표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불가시성과 현현 방식에 대한 신학적 논의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지만, 창세기 18장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고 가까이 다가오시기를 원하시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던 하나님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내시며, 우리와의 관계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