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체인지

지방 주택 시장 한파, 집을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 올것

by NICE CHANGE 2025. 3. 28.
반응형

최근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 부채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특히 소득 기반이 취약한 고위험 가구의 채무 상환 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 아파트 가격이 붕괴되며 수도권과 양극화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 대출 연체율 상승세는 다소 주춤했지만, 취약 차주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취약 계층의 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차주 수 기준으로 취약 차주와 잠재 취약 차주 비중은 모두 증가하며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 가격 하락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킨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의 주택 가격 하락은 자산 감소를 통해 가계의 채무 상환 능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고위험 가구는 약 38만 6천 가구로, 전체 금융 부채 보유 가구의 3.2%를 차지한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 부채는 72조 3천억 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가계 금융 부채의 4.9%에 해당한다. 고위험 가구 수와 금융 부채 비중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크게 증가했던 2023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2022년 수준을 상회하고 있으며 장기 평균(2017~2024년)보다 높은 수치다.


소득이나 자산 중 한 가지 측면에서라도 채무 상환 능력이 부족한 가구는 전체 금융 부채 보유 가구의 26.5%인 약 318만 가구에 달하며, 이들이 보유한 금융 부채는 전체의 34.8%인 512조 원에 이른다. 이는 상당수의 가구가 잠재적인 부실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고위험 가구의 재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위값 기준으로 총부채상환비율(DSR)은 75.0%, 자산 대비 총부채비율(DTA)은 150.2%로 나타나 소득과 자산 측면에서 채무 상환 여력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조금만 경제 상황이 악화되어도 이들 가구가 채무 불이행 위험에 직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방 고위험 가구의 DSR(70.9%)과 DTA(149.7%)는 수도권 고위험 가구(DSR 78.3%, DTA 151.8%)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방 고위험 가구 중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주 비중이 18.5%로 수도권(5.1%)에 비해 월등히 높아 소득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는 지방 고위험 가구가 외부 충격에 더욱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주택 가격 하락은 고위험 가구 증가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와 주택 가격 변동 전망을 반영하여 시산한 결과, 2024년 말 지방과 수도권의 고위험 가구 비중(금융 부채 기준)은 각각 5.4%와 4.3%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해 말에는 지방의 고위험 가구 비중이 5.6%로 증가하여 수도권(4.0%)과의 격차가 1.6%포인트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는 지방의 경제 성장 둔화와 주택 가격 하락세가 맞물려 지방 고위험 가구의 채무 상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건설 경기마저 부진한 지역의 경우, 고위험 가구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역 경제 전반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방의 경제 성장이 수도권에 비해 부진한 가운데 최근 지방 주택 가격의 하락세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지방 고위험 가구의 채무 상환 부담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며, "지방 고위험 가구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련 동향 및 정부 대응 방안의 효과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지방 주택 시장의 불안정은 고위험 가구의 채무 불이행 위험을 증폭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방 고위험 가구의 경우, 소득 기반 약화로 인해 더욱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관계 당국은 지방 주택 시장의 안정화와 취약 계층의 채무 부담 완화를 위한 선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동시에 금융 당국은 고위험 가구의 부실 위험 확산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필요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반응형